[연합뉴스] 경색된 韓日관계 경제로 푸는 재일동포 장영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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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일본의 주요 양판점에 한국 제품 코너 만들 것”

“미래지향적 제품 만들고 눈앞의 실적에 매달리지 말라”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일본 정부의 고노 담화 검증으로 한·일 관계가 또다시 경색되고 있지만 양국 경제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며 더 보폭을 넓혀가는 재일 한국인이 있다.

주인공은 20년째 일본에서 유통업을 하는 장영식(47) 에이산(永山) 회장. 그는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서울과 대구에서 열린 코트라 주최 ‘2014 프리미엄 상품 구매상담회’에 참가했다.

장 회장은 27일 일본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기자와 만나 “일본 제품이 우리 생활 곳곳에 쓰이는 것처럼 한국 제품도 일본에 널리 유통되면 그만큼 한·일 관계도 더 가까워질 것”이라며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더 많이 알리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일본 유수의 양판점에 한국 제품 코너가 생겨날 수 있도록 꾸준히 시장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국 제품은 품질이 뛰어나서 차별화·현지화만 갖춘다면 1억2천만 인구의 일본 시장에서 통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생활 속에서 한국산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을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저의 영업 방식에는 바로 그런 신념이 깔렸습니다.”

에이산은 일본 최대 전자상가인 도쿄(東京)의 아키하바라(秋葉)를 비롯해 오사카(大阪)·삿포로(札幌), 이바라키(茨城)·요나고(米子), 히로시마(廣島), 오카야마(岡山), 다카마쓰(高松), 사가(佐賀) 등 주요 공항을 포함에 14곳에 유통 매장인 ‘에이산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2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1980년대 이후 건너간 이른바 ‘뉴커머(New Commer)’ 가운데 가장 성공한 한상(韓商)으로 꼽히고 있다.

장 회장은 “일본 시장은 보수적이라 제품이 좋아도 일본 내 거래 실적이 없으면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에이산은 20년간 유통업을 해오며 쌓아온 신뢰와 마케팅 노하우가 있기에 한국 제품의 시장 진입을 도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에이산은 구매상담회 하루 앞서 서울 한남동 서울파트너스하우스에서 열린 재외동포재단 주관 ‘한상 비즈니스 상담회’에도 참가했다. 그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 한국산은 저평가를 받고 있어 시장 진출이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품질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기에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995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2만 가지 아이템을 판매하는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 제품을 일본에 팔아보려고 힘썼다. 그러나 이전에는 품질력에서 못 미더웠던 게 사실. 10년 전에는 한국 중소기업에 주문한 제품의 품질이 샘플과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좋지 않아 전량 폐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매년 10군데 이상 상품박람회 등을 찾아다니며 아이템 발굴을 멈추지 않았다. 내친김에 3년 전부터는 한국산에 자사 상표를 붙여 비데를 판매하고 있고 올해 초에는 4년간의 개발을 거쳐 직접 제작한 전기 자전거를 매장에 선보였다.

“올해부터는 매달 1개의 한국산 제품을 선정해 직영 매장과 유수 양판점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경희 스팀청소기 등 10종이 넘는데 꾸준히 팔려나갈 정도로 시장 반응이 좋습니다. 한국산 코너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도록 앞으로 100종 이상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장 회장이 한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 ‘한국에서 히트한 상품으로 일본에 없는 것’과 ‘시장에 소개된 적이 없는 미래 지향적일 것’이다.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을 돌며 박람회와 상품전시회를 찾아다니는데 한 걸음 앞서 시장에 선보일 제품을 찾고 있습니다. 유행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기업도 당장 인기에 편승하기보단 앞을 내다보고 제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는 한국 중소기업이 너무 눈앞의 실적에 급급해한다고 질타하는 동시에 초기 주문량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한꺼번에 많이 공급하면 판매업자에게 자칫 재고 부담을 안겨줘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류 관련 상품이 일본에서 부진을 겪고 있지만 생활 분야에서는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이 많습니다. 소비자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종 안전 검사를 비롯해 규정이 까다로운 일본에서 히트한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습니다.”

wakaru@yna.co.kr